잡담 80년 대 중고딩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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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반, 기상해서 이불 개고 씻고 아침 식사에 가족들 모두 참여.- 난 안 먹을래요, 생각없어요, 안통함. 무조건 참여.
아침 7시? 반?? 까지는 무조건 버스를 타야 했어요. 그래야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 늦지 않으니까,,
전 인천에 있는 똥통이라고 불리던 학교를 중고등까지 다녔죠. 그 동내에만 무려 열 개 이상의 학교가 몰려 있어서 등교시간의 버스는 그야말로
지옥이었어요. 하나 놓치면 무조건 지각이고 선도부에게 걸려 선생님께 두드려 맞던 시절이니 이 악물고 버스에 올라타야 했어요.
버스에 반 이상이 빠져나가는 정류장에선 아수라장이 펼쳐집니다. 안내양 누나는 쏟아져 내리는 학생들에게 정신없이 회수권을 걷고 고 밑에서 낄낄대며 떨어뜨리는 회수권을 줍다가 손 밟히고 이 개새끼가,,욕 먹는 일은 기본.
지옥에서 빠져나오면 새로운 지옥이 시작됩니다.
아침부터 도시락 까먹는 녀석들이 돌아다니며 밥만 터는 게 아니고 지갑도 털고 다니기 일쑤였죠.
복도에선 딱딱 소리 내며 몽둥이와 벽을 긁는 교사들의 움직임. 떠들다 걸리면 재수 옴붙는 날,, 조심하자.
1교시에 들어 온 수학선생님은 들어오자 마자 어떤 새끼가 아침부터 밥 쳐먹었어, 나와, 안나와??!! 시전하시고..
수업은 뒷전이고 밥 먹은 놈 수색작전이 시작되죠. 우여곡절 끝에 점심시간이 다가 오지만 이미 쉬는 시간부터 빼앗긴 밥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고 결국 매점으로 향해야만 했죠. 그러나.
매점에는 숭악한 놈들이 버티고 있었고 그때만 어깨동무하며 친구야~ 하는 놈들에게 또 털리고,, ㅠㅠ
체육시간엔 그 넓디 넓은 재단을 뜀박질하는 게 수업의 주된 내용이었고 재단 한 바퀴 돌면 딱 한 시간 지나가죠.
저녁자율학습
도망가는 놈들 죽을 줄 알라는 협박을 뒤로 하고 몰래 튀어 나와 학교 뒤 만화방으로, 당구장으로 기어들어가 신나게 돌다가
교련주임의 급습에 놀라 튀어나가는 일이 다반사. 걸리면 ㅈ되는 거고 안 걸리면 장땡이지. 우리 반 반장이 2층 당구장에서 걸려 창문으로 뛰어 내리는 사고가 있었음. 그때 팔 부러져서 깁스하고 한동한 학교 다닌 기억이..그 또라이 샠 뭐하고 사나 궁금하네.
ㅋㅋ
어쨌든 학생이 가방은 가지고 가야하니 쉬는 시간에 몰래 들어와 가방 들고 열심히 공부한 체하며 아까 주운 회수권 몇 장으로 학교 정문 앞 문방구에서 간식거리를 하나 사 집까지 친구들과 걸어갑니다. 집까진 대략 한 시간 남짓.
그렇게 야자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시간은 거의 11시에서 12시 사이,, 이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왔는 줄 알고 울엄마는 간식거리라도
하라고 시장에서 사온 과자 내어 주시고 오다가 몰래 마신 막걸리 냄새 안 내게 하려고 신문지 열심히 씹은 우린 아부지한테 대충 인사하고 방으로 후딱 들어갔습니다.
라디오를 크게 켜면 혼나니까 이불 뒤집어 쓰고 몰래 라디오 듣고 있다가 좋은 노래 시작에 맞춰 녹음과 플레이 버튼 동시에 꾹.
(특히 김광한님을 안 좋아했는데 이유가,, 이 냥반은 꼭 노래 시작할 때 멘트를 넣어서 깔끔하게 녹음이 된 적이 거의 없음. )
그렇게 12시가 넘도록 킬킬대다가 잠자리에 드는 게 그때의 일상이었어요.
한심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립기도 한 시대네요. 아버지어머니 죄송해요,
저 사실 그 때 공부 하나도 안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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