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개발도상국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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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도상국의 물가 수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습니다.
보통 가장 흔한 것이 소득 수준에 대비해서 물가 수준을 예상하는 것 이죠.
예를 들면, 소득 수준이 10배가 차이가 나면 물가 수준도 그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득 수준의 차이에 비해 물가 수준은 크게 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개발도상국의 물가가 저렴하다 느껴지는 것은 인건비가 주요 비용인 일부 서비스업이나
농수산물 같은 식량과 관련된 품목들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저렴하기 때문 입니다.
하지만 그런 일부의 품목을 제외한 다수의 품목인 공산품류는 가격이 비슷하거나 조금 더 싼 수준이 보통이고,
일부 품목들의 경우에는 오히려 가격이 훨씬 더 비싼 것들이 많습니다.
일단, 제가 베트남에 살고 있으니 베트남을 기준으로 설명을 드린다면,
평균적인 소득 수준은 한국이 베트남 보다 9~10배 정도 높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베트남에서 일 한다고 하면 물가가 낮아서 생활하기 좋을 거란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러면 '현지인들이 사는 곳에서 현지인들 처럼 살면 한국 보다 생활비가 굉장히 적게 들지만,
한인타운에서 한국 처럼 살면 한국 보다 생활비가 더 많이 든다' 라고 대답을 해 줍니다.
그러면 굉장히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득 수준이 낮은데 물가가 그렇게 높다고 되묻는 경우가 많죠.
요새는 한국에서도 많이 먹는 쌀국수의 경우 보통 시골 지역의 경우 4-5만동(한국돈으로 2,500~3000원 수준) 입니다.
베트남에서 우리로 따지면 김치찌게나 제육볶음 같은 흔한 점심 메뉴 같은 위상이죠.
그런데 평범한 베트남 사람들 중에서 1시간 일해서 저런 것을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은 편 입니다.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서 살면 1시간 일해서 사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또 그 지역들은 그 만큼 물가가 높기 때문에 그런 지역들도 1시간 일해서 쌀국수 같은 것을 사먹을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바디샤워나 샴프 같은 것들 보통 대용량 900ml 짜리가 좀 가격이 싼 것이 10~12만동 정도 입니다.
평범한 월급쟁이 베트남 사람들의 월급을 일당으로 환산하면 보통 25~35만동 사이 입니다.
하루 종일 일해 봐야 바디샤워 하나 사고 샴푸 하나 사면 끝이거나 오히려 돈이 부족 합니다.
길거리표 운동화 하나 사는 것도 하루 일당으로 힘든 경우가 허다하죠.
평범한 해산물 식당에서 4인가족이 음식 서너개 시켜 놓고 외식 한번 하는 것은
우리가 5성급 호텔 부페에서 4인가족이 밥 먹는 것 보다 더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정도의 지출 입니다.
미용실에 가서 파마라도 한번 한다치면 가격이 좀 저렴한 곳에 가더라도 최소한 1-2일 일당은 날릴 각오를 해야 합니다.
나름 인기 좋은 괜찮은 미용실에서 한다면 적어도 1-2주의 일당을 날릴 각오를 해야 하죠.
한국에서 패스트푸드 중에서 가장 싼 축에 속하는 롯데리아가 여기도 있습니다.
햄버거 세트 메뉴가 가장 싼 것이 7-8만동 수준 입니다.
햄버거 단품으로만 해도 4-5만동 수준 이죠.
햄버거 세트 메뉴 하나 사먹으려면 최소 2-3시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 입니다.
차 같은 경우는 요새는 그나마 관세를 비롯한 차량 관련 세금의 세율을 많이 낮춰서
예전에 비해 차량 가격이 많이 내려 왔지만 여전히 매우 비싼 편 입니다.
한국에서도 인가 차종인 카니발의 경우 베트남에서도 인기 차종이자 의전용으로 많이 쓰이는 차량인데,
여기서는 시그니처 모델의 경우 차량 등록비 까지 다 하면 얼추 1억원 정도 듭니다.
차량 가격만 8천만원~9천만원 사이 이죠.
이런 상황이라 베트남 사람들은 보통 회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만 반복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보통 돈이 안드는 집 근처 공원에서 산책 같은 거 하거나 이웃 끼리 모여서 노는 문화가 많죠.
특히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층의 경우 회사와 집 만을 오가며 거의 숨만 쉬는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도 소득에 비해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은 지라 몇 년을 모아서 겨우 결혼식 자금을 마련하기도 합니다.
한국 물가가 살인적이라고 하지만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체감물가 수준은 베트남에 비하면 애교 수준 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유게에 올라온 처가에 2천만원 보내서 차렸다는 카페에 대한 댓글들을 보고 나서 입니다.
대다수의 반응은 '와 저정도 수준이면 보내 돈 대부분 따로 쓰고 일부만 카페에 썼네'라는 식 이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전 그 글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거든요.
당장 당구대만 해도 중급 수준 중고로 산다고 해도 3-4천만동은 우습게 들거든요.
인기 많은 당구대라면 당구대 하나만 해도 1억동 이상도 갑니다.
당구 큐대 싸구려로 한다고 해도 개당 1백만동 수준은 됩니다.
자기 땅에 양철로 건물 지은 거라면 건물 짓는데만 해도 못해도 2-3억동은 들었을 거구요.
뭐 임대라면 보증금하고 이것저것 해서 몇백만동 수준일 확률이 높겠지만요.
이것저것 집기도 다하면 최소한 몇천동 가까이 들었을 겁니다.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 세트만 해도 싸구려로 해도 1세트에 1백만동 내외는 들었을 테고,
음료 준비하는 리어카는 못해도 1천~2천만동 사이는 들었을 겁니다.
이런저런 계산을 해 보면 사람들 반응 처럼 그렇게 돈을 많이 뒤로 빼돌린 것 같지는 않거든요.
암튼 개발도상국의 소득 수준이 낮다고 물가도 그에 비례해서 낮은 것은 결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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