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편의점 점장. 3개월간의 기록과 나의 넋두리.. [긴글주의]
본문
-30대 나이에 뒤늦게 얻은 진짜꿈. 소방관.
2년간 노력해서 필기 합격, 그리고 실기 준비하다가 십자인대 부상. 반월판 전부 끊어진 대수술.
-나를 아는사람이 아무도없는곳 + 월세싼곳에 가서 폐인이됨. 1년간 모든 연락을 끊고 방에서 안나옴.
그런데 폐인짓에도 돈이들었고 근처 편의점에서 알바를하게됨
-월세만 벌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점장이 허리디스크때문에 나에게 맡기는시간이많아졌고,
격일로 17시간을 맡게됨. '할만하다' 생각이 들던중, 점장의 추천으로 본사팀장이 왔을때 면담을 하게됨
돈없는 나에게 맞는 조건의 점포가 딱 한곳 나와서 바로 시작.
<느낀점>
1.
'그래도 대기업인데' 라며 많은부분을 믿고갔던것들이 무너지고있다.
분명히 들었던 지원조건인데도 말이달라지고, 누가그랬냐며 책임전가하는모습.
본사세무에게 맡기면 알아서 다 가이드해준다라고 했지만, 내가 움직이지않으면
결국 나만 손해보는것들 투성이.
2.
애초에 소방관을 꿈꾼이유. " 너 그런성격이면 호구취급당해 " 라는말을
주변에서 많이들었다. '그럼 마음껏 호구가되어도 괜찮은 사람이 되자' 마음먹었고
그게 소방관이었는데...
동등한 관계인 본사직원과의 균열이 시작되고있다. '아 내가 먹혔구나' 라고느끼고있는중..
혼내는듯한 말투, 대놓고 눈치를주는언행, 다른곳 점장과의 비교..
나의 과한 저자세가 불러온 결과니 별수있나. 내가 먼저 사과하고
상대방이 원하는걸 해줘버리자. 그게 속편하다
3.
하지만 가장중요한건 역시나 '적성'이 맞는것. 주65시간근무하지만
힘들지않고 재밌다.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않는것도 나와 맞다.
바쁜와중에도 블루투스이어폰 한쪽으로 영상들을 시청하는것.
손님없을때 매대안에서 푸쉬업하고 팔벌려뛰기하며 운동하는것.
슬리퍼신고 편하게 출근해서 책상에 다리올리고 커피마시며 시작하는것.
내가 원할때 원하는 일을 내 리듬에 맞게일하는것.
피크시간 몰려드는 손님 + 피자조리 + 픽업주문이 겹겹이들어와도
당황하거나 피곤함없이 웃으면서 '오~ 좋아. 해보자!' 며 응대하며 착착 해나가는것.
"즐겁다"
4.
가장많이걱정했던 알바들과의 관계. 이보다 더 낭만적일수있을까?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하고, 덜힘들게 하려고 노력하는 점장과
하나라도 더 하고 가려하고, 일할수있는것에 감사해하는 알바들.
서로 추천해가며 같은 애니나 웹툰을 보고, 수다떤다.
'갑질좀할게요. 웹툰 제가 추천해준거 다 볼때까지 일하지마세요'
라고 진지하게 농담해도 결국 일은 다 해놓는다 ㅋㅋ
지금은 주1회 같이운동하고, 매일 푸쉬업100번 목표로하고 완수여부를 문자로 주고받는다.
같이 밥먹고, 내 자취방에 불러서 축구나 영화 보며 배달시켜먹는다
그중 24살 1명은 4개월뒤에 군대를가는데 ㅠ 갔다와서 다시 알바후 점장생각이 있고,
다른 27살 1명도 나중에 뭘할지 모르겠지만 지금 편의점 경험과 돈이 쌓이는것이
보험이 될수도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5.
어리다. 내용을 보면 느끼겠지만 나는 아직도 참 어리다. 어떡해야 어른이 될수있는걸까?
친구들이 나보다 일찍 직업을 갖고 번듯한 사회인으로서 살아가는모습을볼때,
다른존재가 되어가는것같았다. '난 아직도 이렇게 머물러있는데 너희들은 어른이 되는구나'
...번듯한 직업을 갖게되면 달라질줄알았는데.. 한번에 너희들이 있는곳으로 도달하여,
그 긴세월이 눈녹듯이 사라지고 단번에 회복될줄알았는데. 단번에 바뀔줄알았는데...
공무원 준비 몇년. 소방관준비 몇년... 사회와 동떨어져있는시간이 너무 길었다.
정말 너무너무 길었다. 하지만 그래서 겨우 이런 변화에도 겨우 이런 월급에도
행복할수있는거기도..
미래를 생각하면 순탄하진않다. 고민해야할것도 많고 불안할것도 많겠지..
그래도 기본적으로 '이렇게만 살수있다면 행복할것같다'라는 생각위의 걱정들이긴 해.
늦었지만, 너희들이 있는곳으로 갈수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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