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내일 어머니 환갑이신데 먹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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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어머니 환갑이십니다.
그런데 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요.
벌써 어머니가 60세 이신가?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제가 아주 어릴 때, 아마 7살 쯤
할아버지 환갑이시라고 해서 제가 할아버지 앞에서 노래 한 곡 부르고 용돈 받아서 미니카를 샀던 기억이 납니다.
또한 10대 중반에 할머니의 환갑 잔치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환갑 잔치라고 하면 꽤 크게 했었습니다.
거대한 홀을 빌려서 여러 가족들 불러 모아서 축하하던 자리....
다들 정장과 한복을 입고 울고 웃던 그 시절...
제가 취업 후 몇 년이 흘렀고 일에 치여 살면서
아 맞다 이번 년도 뱀띠구나, 올해 어머니 아버지 환갑이시네
생각은 했으면서도 뭐하나 준비하지 못한 채 어느새 내일 어머니의 환갑을 앞두고 있습니다.
수요일인 어제 가까스로 금요일 연차를 쓰고
그래도 몇 주 간 어머니 선물 뭐 해드릴지 고민하다가
아까 퇴근 길에 꽃 한 다발을 샀습니다.
저 혼자 사는 아파트 근처의 허름한 꽃 집
.
들어가니 어머니 나이 쯤의 아주머니 혼자서 가게 보고 계시더라구요.
"어머니 환갑이신데 드릴 꽃 한 다발 사고 싶어서요"
그러자 이런저런 꽃들을 보여주십니다. 좀 화사하게 넓고 크게 핀 거 드리고 싶어서
이런저런 꽃들 섞어서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꽃을 들고... 텅 빈 집에 와서 가만히 두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60세까지 사시는 동안 나는 너무 덜 크지 않았나....
친동생은 어머니 생신인지 모르고 몇 달 전에 친구들과 미국 여행 약속을 잡았다고 내일 미국 출발 예정이라 부모님도 못 뵙고 간다 하고
(부모님도 이 사실은 이전에 들어서 알고 계십니다)
아까 제가 반 장난으로 '너는 예의가 없다!' 라고 톡 했더니 술 취한 목소리로 전화 와서는 어머니께 대신 죄송하다 전해달라면서... 곧 있을 아버지 환갑 때 더 잘 준비 해보겠다면서 끊더군요. 회식이라고 한잔 마셨다 합니다.
그러면서도 큰 아들인 저는 뭔가 거대한 거 못 드리고 꽃 한 다발 사서 가고....
영화에서 보면 꽃 한 다발 크게 사서 가는 게 엄청난 의미로 보여졌는데
과연 저도 그런 큰 의미가 될까... 여러 생각이 듭니다.
내일 어머니 환갑 잔치에 밝게 웃으며 가야하는데
오늘 밤은 왜 이리 슬프고 먹먹한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뵈면 맛있는 거 먹자고 경치 좋은 식당도 가고 옷도 사드리고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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