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어컨 수리 기사에 "목에 칼 꽂아줄까" 협박, 법원 "협박 아닌 수리 독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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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출처): https://lawtalknews.co.kr/article/SISFG2N2W07Z
"오늘 대가리랑 목에 확 칼 꽂아줄까? 확 쳐 죽여 버린다."
에어컨 수리를 요청한 고객이 출장 기사에게 전화로 뱉은 말이다.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살벌한 욕설과 위협. 상식적으로는 명백한 협박처럼 보이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서근찬 판사는 최근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험악한 말은 오갔지만, 법적인 의미의 협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날 전화기 너머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24년 9월, A씨는 에어컨이 고장 나 서비스센터에 수리를 접수했다. 하지만 기사는 바로 오지 않았다. A씨의 불만이 쌓여가던 찰나, 출장 수리 기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고장 증상을 미리 알아야 하니, 동영상을 좀 찍어서 보내주세요." 수리 기사의 이 말이 도화선이 됐다. 수리가 지체된 것도 모자라 귀찮게 동영상까지 요구한다고 느낀 A씨는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내가 동영상 보내주는 사람이냐"
"목에 칼 꽂아줄까"
"우리 집 주소 나와 있잖아 X 같은 거 그냥 와라."
검찰은 이 발언들이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해악의 고지'라고 보고 A씨를 협박죄로 재판에 넘겼다.
판사 "죽이겠다는 게 아니라, 빨리 오라는 것"
하지만 재판부의 해석은 달랐다. A씨의 발언이 거칠고 부적절한 건 맞지만, 협박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실제 해악을 가할 의사나 구체적인 위협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핵심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일면식도 없는 사이: 두 사람은 이날 처음 통화했다. A씨는 기사의 얼굴도, 이름도, 어디 있는지도 몰랐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가 실제로 '칼을 꽂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 분노의 맥락: A씨가 화를 낸 건 수리가 늦어져서였다. 욕설의 진짜 의도는 "해치겠다"는 예고가 아니라, "잔말 말고 빨리 와서 에어컨이나 고쳐라"는 독촉이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 모순된 말: A씨는 "죽여버린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주소 나와 있으니 그냥 와라", "와서 보고 수리하고 가면 된다"고 말했다. 진짜 해칠 마음이 있었다기보다는, 수리를 받겠다는 목적이 더 컸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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