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유커 귀환”…카지노·호텔·면세점 업계, 숨통 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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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취를 감췄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 이른바 ‘유커(遊客)’가 다시 돌아온다. 정부가 오는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말까지 3인 이상 중국 단체 관광객의 최대 15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발표하면서, 관광·유통·카지노 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이 조치는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 1일~7일)와 맞물려 단기간 수요 폭증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 코로나19 이후 끊긴 중국발 단체관광, 다시 열린 문
한국 관광산업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그 자체로 ‘매출의 바로미터’로 불린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연간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약 600만 명 수준이었으며, 이들의 1인당 소비액은 일본이나 동남아 관광객보다 월등히 높았다. 면세점 쇼핑, 카지노 베팅, 고급 호텔 투숙 등 지출 범위가 넓어 관광·유통·항공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중국의 강력한 해외여행 규제로 인해 단체관광은 사실상 중단됐다. 개별 관광객이 점진적으로 돌아왔지만, 대규모 단체관광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관광은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는 구조”라며 “이번 무비자 조치는 팬데믹으로 닫혔던 큰 물길을 트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 카지노 3사의 엇갈린 성적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계는 유커 귀환의 최대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파라다이스,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롯데관광개발 등 3사는 이미 코로나19 이후 회복세에 올라탔지만, 이번 조치로 추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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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는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서울 워커힐, 부산, 제주 등 네 곳을 거점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1~8월 누적 매출은 6100억 원을 돌파했고, 8월 매출만 80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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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L은 세븐럭 카지노 3곳(서울 2곳·부산 1곳)을 운영하며 올해 누적 매출 283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지만, 8월에는 역성장을 보였다. 업계는 국경절과 무비자 특수가 맞물리면 매출 반등이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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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를 중심으로 올해 1~8월 매출 2809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6% 급증했다. 8월 매출만 430억 원에 달해 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또다시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제주 단체관광 회복의 최대 수혜주”로 롯데관광개발을 꼽는다.
■ 호텔·면세업계도 기대감 고조
카지노뿐 아니라 호텔과 면세점 업계도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최근 주요 호텔들의 객실 예약률은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급격히 오르고 있으며, 특히 인천 영종도, 서울 도심, 제주 지역 리조트는 이미 예약이 마감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호텔업계는 “중국 단체관광객의 숙박 수요는 곧장 객실 점유율로 이어져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는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단체관광 일정에는 면세점 쇼핑이 필수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위챗페이, 알리페이)를 강화하고, 단체 전용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나, 이번 유커 귀환으로 적자 폭이 빠르게 줄어들고 흑자 전환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 위안화 약세·항공 좌석 공급 등 현실적 변수
물론 기대감만으로는 부족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무비자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여행사 상품 구성과 항공 좌석 확보 속도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당장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공급이 수요에 맞춰 빠르게 확대되지 않으면 실제 송출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환율 리스크도 뚜렷하다. 최근 위안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관광객의 해외 지출 여력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VIP 고객의 카지노 베팅 단가가 낮아지고, 면세점 쇼핑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마카오·싱가포르 등 경쟁 지역의 IR(복합리조트)과 비교해 한국이 얼마나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 투자자 시각: 단기 모멘텀과 선반영 우려
증권가는 이번 무비자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다. 단기적으로는 국경절 연휴와 맞물려 뚜렷한 모멘텀을 제공하겠지만, 이벤트 효과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종목별로 민감도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며 “단체관광객 유입 효과는 롯데관광개발, 복합 IR 파급력은 파라다이스, 안정적 운영 구조는 GKL이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단기 급등 시 분할 매도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월별 매출 공시를 꼼꼼히 확인하면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 해외 사례와 한국의 과제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경쟁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카오는 이미 중국 내 VIP 고객과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며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역시 카지노·쇼핑·관광 패키지를 연계한 전략으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일본 역시 카지노 리조트(IR) 개장을 앞두고 중국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은 한류 콘텐츠, K-팝, 뷰티·헬스케어 산업 등 차별화된 관광 자원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외국인 전용 카지노 규제, 면세 한도, 관광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기회는 왔지만, 준비가 성패 가른다”
유커 귀환은 한국 관광산업 전반에 모처럼 찾아온 확실한 기회다. 코로나19 이후 침체를 겪던 카지노, 호텔, 면세점 업계는 숨통을 틀 수 있는 계기를 맞이했으며, 정부 정책과 민간 업계의 신속한 대응이 맞물린다면 단기적 성과는 확실히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돌아간다. 환율, 경쟁, 공급 인프라라는 현실적 변수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업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업계와 투자자 모두 기대와 냉정을 동시에 지니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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